스토리

굴 따고 조개 파고 그물 매고 고기잡고

옛날 그러니까 한 50년 전부터 장사를 하던 친정 엄마를 이어 비인수산을 꾸린지 어언 30년. 이창희 (65) 대표는 "그냥 먹고 살으려고 했죠"하고 덤덤하게 말문을 연다. 서천군 비인면 바닷가에서 태어나 굴 따고 조개 파서 이고 다녔다. 비인은 맛, 바지락, 조개 등의 어패류가 많이 나던 곳이었다. 하굿둑을 개발하며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바지락 같은 물건은 직접 캐온다. 건들면 움츠러드는 살아있는 상태로 직접 파서 껍질을 깐다. 해감은 바닷물로 하는데, 간혹 손님이 부탁하면 '쪼매' 담아주기도 한다. 부부가 함께 가게를 하던 때는 직접 고기도 잡았다. 밤낮으로 그물을 매서 잡아온 고기를 업고 다니며 오일장을 다녔다. 판교, 비인, 서천, 장항, 한산을 돌며 오남매를 키워냈다. 10여 년 전 서천 특화시장에 자리를 잡고 혼자 운영하게 되며 물건은 홍원항 도매상에게 받아 팔고 있다.  '여기치(서천산)'인 우럭과 바우지 외에도 뱃간한 고등어 자반, 명태, 갈치 등의 수산물을 두루 취급한다. 

오랜 장사 세월 따라 단골도 수십 년 발길을 해왔다. "계동 양반은 30년, 화양 그 양반은 20년" 헤아리는 햇수가 녹록하질 않다. 속이지 않고 좋은 물건 서로 좋게 파니까 그렇단다. 생전에는 비인수산을 지켜야지 싶은 마음도 단골들 때문이다. 볼 일이 있어 가게를 비우면 단골들이 "엊그제 왔더니 없어서"하며 아쉬워한다고. 친정 가서 부모님 안 계시면 허전한 것처럼 비인수산이 없으면 이 사람들 어디 가서 살꼬 마음이 쓰인다.


비인수산
각종 생선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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